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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는 법

영단어, 오래 남게 외우는 법

여러 번 봤는데 금방 잊힌다면, 보는 횟수보다 꺼내 보는 방식을 바꿔 볼 때예요. 단어장 하나로도 할 수 있는 네 가지를 모았어요.

분명 열 번은 본 단어인데,
막상 문장에서 만나면 뜻이 안 떠오를 때가 있어요.

그건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외울 때 한 일과 쓸 때 해야 하는 일이 달라서인 경우가 많아요. 외울 때는 단어와 뜻을 같이 보고, 쓸 때는 뜻을 혼자 꺼내야 하거든요. 이 글은 학년이나 단어장 종류와 상관없이 쓸 수 있는 영단어 외우는 법을 네 가지 원칙으로 정리했어요. 앱이 없어도 종이 한 장과 단어장만 있으면 오늘 바로 해 볼 수 있어요.

여러 번 봤는데
왜 금방 잊힐까요?

보는 동안 드는 '아는 느낌'이 실제 기억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단어와 뜻이 나란히 적힌 줄을 읽으면 눈에 익어서 다 아는 것처럼 느껴져요. 하지만 그건 답이 앞에 있을 때 알아보는 힘이고, 답이 없을 때 떠올리는 힘과는 달라요.

학습 연구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해요. Soderstrom과 Bjork(2015)는 연습할 때 잘 맞히는 것과 오래 기억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고 정리했어요.[1] 오늘 술술 읽혔다는 것만으로는 다음 주에도 떠오를지 알기 어렵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영단어 공부에서 바꿔 볼 것은 '몇 번 봤는지'보다 '어떻게 확인했는지'예요. 아래 네 가지 원칙은 모두 이 확인 방식을 바꾸는 방법이에요.

흔히 하는 공부와 바꿔 볼 공부
흔히 하는 공부바꿔 볼 공부
단어와 뜻을 함께 여러 번 읽기뜻을 가리고 먼저 떠올린 뒤 확인하기
오늘 범위를 하루에 몰아서 끝내기며칠 뒤 다시 꺼내 볼 날 정하기
영어를 보고 뜻만 맞히기뜻을 보고 영어도 떠올리기
눈으로만 보기소리 내어 읽고, 바로 떠오르는지 보기

영단어를 오래 남기려면
무엇부터 바꿀까요?

보기 전에 먼저 떠올려 보는 것부터 바꿔 보세요. 뜻을 손이나 종이로 가리고, 영어 단어만 보고 뜻을 머릿속에서 꺼낸 다음에 확인하는 거예요. 이걸 학습 연구에서는 인출 연습이라고 불러요.

Karpicke와 Roediger(2008)의 실험에서 대학생들은 외국어 단어 40쌍을 외웠어요. 한 번 맞힌 단어도 계속 떠올려 본 쪽은 일주일 뒤 시험에서 약 80%를 기억했고, 맞힌 뒤 떠올리기를 멈춘 쪽은 약 35%였어요. 반면 다시 읽은 횟수는 결과에 거의 영향이 없었어요.[2]

약 80%맞힌 뒤에도 계속 떠올린 쪽
약 35%맞힌 뒤 떠올리기를 멈춘 쪽

여러 공부법을 함께 비교한 Dunlosky와 동료들(2013)의 정리에서도 스스로 시험하기와 간격 두기가 가장 효과가 컸어요.[3] 그러니 단어장을 한 번 더 읽을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에 가리고 떠올려 보는 쪽이 더 남는 공부가 돼요.

떠올리다가 막히는 건 실패가 아니에요. 막힌 단어는 정답을 확인하고 표시해 두었다가, 몇 분 뒤에 한 번 더 물어보면 돼요. 맞힌 단어도 한 번으로 끝내지 말고 한두 번 더 꺼내 보세요. Rawson과 Dunlosky(2011)는 처음 익힐 때는 3번 맞힐 때까지 연습하고, 그 뒤 날을 두고 다시 익히기를 권해요.[4]

외운 단어는
언제 다시 봐야 할까요?

오늘 하루에 몰아서 끝내지 말고, 며칠 뒤 다시 꺼내 볼 날을 정해 두는 게 좋아요. 날을 두고 나누어 연습하는 것을 간격 연습이라고 해요.

Kim과 Webb(2022)은 제2언어 학습 실험 48개(학습자 3,411명)를 모아 분석했어요. 간격을 둔 연습은 제2언어 학습에 도움이 됐고, 짧은 간격은 학습 직후 검사에서는 긴 간격만큼 효과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난 뒤 검사에서는 긴 간격보다 효과가 작았어요.[5] 오늘 맞히는 것과 몇 주 뒤에 떠오르는 것은 다르다는 앞의 이야기와 이어지는 결과예요.

단어 카드로 공부할 때 특히 챙길 부분이기도 해요. Webb, Yanagisawa와 Uchihara(2020)는 플래시카드처럼 단어에 집중하는 공부가 바로는 잘 떠올리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줄어들어 다시 보기가 필요하다고 정리했어요.[6]

새 단어를 정할 때,
전에 외운 단어를 다시 볼 날도 같이 정해요.

며칠 간격이 정답인지는 정해져 있지 않아요. Kim과 Webb의 분석에서도 일정한 간격과 점점 늘어나는 간격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어요.[5] 예를 들어 단숙이는 외운 단어를 2일 · 7일 · 21일 뒤에 다시 묻는데, 이것도 원리를 실천하려고 고른 일정이에요. 자세한 이야기는 복습 간격 연구 이야기에 정리해 뒀어요.

다시 보는 단어가 쌓이면 하루 공부량도 늘어나요. 새 단어를 하루 몇 개로 잡으면 3주 뒤 복습까지 몇 개가 되는지는 하루 몇 개 복습량 계산표에서 확인해 보세요.

영어를 보고 뜻만 맞히면
충분할까요?

읽기만 생각하면 그럴 수 있지만, 뜻을 보고 영어를 떠올리는 방향도 같이 해 두는 게 좋아요. 영어 → 뜻은 지문을 읽을 때 쓰는 힘이고, 뜻 → 영어는 문장을 쓰거나 말할 때 쓰는 힘이에요.

Webb(2009)은 뜻에서 단어를 꺼내는 연습이 더 많은 단어 지식을 남긴다고 보고했어요.[7] 뜻 → 영어가 더 어렵게 느껴지는 건 자연스러워요. 처음엔 영어 → 뜻을 먼저 하고, 그 단어가 익숙해지면 반대 방향을 더해도 돼요.

두 방향 연습, 이렇게

  • 왼쪽 가리고 한 번, 오른쪽 가리고 한 번
    단어장의 영어 칸을 가리고 뜻을 보며 영어를 떠올리고, 다음엔 뜻 칸을 가려요.
  • 철자는 떠올린 다음 한 번만 쓰기
    같은 단어를 여러 번 베끼기보다, 가린 채로 떠올려 한 번 써 보는 쪽이 꺼내는 연습이 돼요.
  • 한쪽만 틀리면 그 방향만 다시
    영어 → 뜻은 되는데 뜻 → 영어가 막힌다면, 막힌 방향만 표시해 두었다가 다시 물어봐요.

발음과 속도도
같이 챙겨야 할까요?

네, 소리 내어 읽고 얼마나 빨리 떠오르는지도 함께 보는 게 좋아요. 소리를 모르는 단어는 들어도 알아듣기 어렵고, 읽을 때도 머릿속에서 한 번 멈추게 돼요. 새 단어는 발음을 한 번 듣고 따라 읽어 보세요.

속도도 기억의 일부예요. Perfetti(2007)는 단어를 빠르고 정확하게 떠올리는 힘이 읽기 이해를 좌우한다고 설명해요.[8] 한참 생각한 끝에 겨우 떠오른 단어는 아직 덜 익은 단어로 보고, 다음에 한 번 더 물어보면 돼요.

단어를 문장 속에서 다시 만나는 것도 도움이 돼요. 예를 들어 borrow 뜻 페이지에는 이야기 속에서 이 단어가 쓰인 문장이 함께 있어요. 단어만 따로 볼 때보다 어디에 쓰는 말인지 훨씬 또렷해져요.

단어장으로 오늘부터
어떻게 해 볼까요?

네 가지 원칙을 한 번에 다 하려고 하면 금방 지쳐요. 아래 순서처럼 짧게, 대신 매일 이어 가는 쪽을 권해요.

오늘 해 보는 순서

  • 전에 외운 단어부터 가리고 떠올리기
    며칠 전에 외운 단어를 먼저 꺼내 보고, 막힌 단어에 표시해요.
  • 새 단어는 다섯 개씩 끊기
    다섯 개를 소리 내어 읽고 나서, 바로 그 다섯 개를 가리고 떠올려 봐요.
  • 반대 방향도 한 번
    뜻을 보고 영어를 떠올려 봐요. 막힌 방향만 따로 표시해요.
  • 다시 볼 날 적어 두기
    오늘 외운 단어 옆에 다시 볼 날짜를 적어 두면, 그날 무엇부터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돼요.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르겠다면 영단어 테스트로 지금 아는 단어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중학 단어를 다시 다지고 싶다면 중학 기본 어휘 목록에서 막히는 단어부터 골라도 좋아요.

자주 묻는 질문

깜지(여러 번 쓰기)는 효과가 없나요?

쓰는 동안 뜻을 스스로 꺼내지 않으면 손만 바빠지기 쉬워요. 쓰기가 필요하다면 뜻을 보고 영어를 먼저 떠올린 다음, 가린 채로 한 번 써 보는 방식이 더 나아요.

하루에 몇 개씩 외우면 좋을까요?

새 단어만이 아니라 다시 볼 단어까지 세어서 정하는 게 좋아요. 처음에 많이 잡으면 복습이 쌓이는 때에 이어 가기 어려워져요. 숫자로 계산한 표는 중학 영단어 공부법에 있어요.

외웠는데 다음 날 잊으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나요?

아니에요. 잊는 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에요. 흐려질 즈음 다시 꺼내 보는 것이 앞에서 본 간격 연습이니, 막힌 단어만 표시해서 다시 물어보면 돼요.

앱과 종이 단어장 중 무엇이 나을까요?

먼저 떠올리기와 날을 두고 다시 보기가 들어 있다면 어느 쪽이든 괜찮아요. 종이는 가림판과 날짜 표를 함께 쓰면 되고, 앱은 다시 볼 날을 대신 챙겨 준다는 점이 편해요. 단숙이가 이 원칙을 어떻게 담았는지는 단숙이 공부법에 연구와 함께 정리해 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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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1] Soderstrom & Bjork (2015).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 10.
https://doi.org/10.1177/1745691615569000

[2] Karpicke, J. D., & Roediger, H. L. (2008). The Critical Importance of Retrieval for Learning. Science, 319(5865), 966–968.
https://doi.org/10.1126/science.1152408

[3] Dunlosky, Rawson, Marsh, Nathan & Willingham (2013). Psychological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14.
https://doi.org/10.1177/1529100612453266

[4] Rawson & Dunlosky (2011).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140.
https://doi.org/10.1037/a0023956

[5] Kim, S. K., & Webb, S. (2022). The Effects of Spaced Practice on Second Language Learning: A Meta-Analysis. Language Learning, 72(1), 269–319.
https://doi.org/10.1111/lang.12479

[6] Webb, Yanagisawa & Uchihara (2020). The Modern Language Journal, 104.
https://doi.org/10.1111/modl.12671

[7] Webb (2009). RELC Journal, 40.
https://doi.org/10.1177/0033688209343854

[8] Perfetti (2007). Scientific Studies of Reading, 11.
https://doi.org/10.1080/10888430701530730

더 읽기: 단숙이 공부법과 참고 연구 15편 · 복습 간격 연구 이야기 · 중학 영단어 공부법

단숙이 개발자가 쓴 공부법 글이에요. 연구진이 단숙이를 검증하거나 추천했다는 뜻은 아니고, 앱을 쓰면 성적이 얼마나 오른다고 약속하는 글도 아니에요.